[여성 리더에게 듣다] ②일과 사람에 집중한다는 것 <정성미 부사장, 정교화 변호사>

[여성 리더에게 듣다] ①다양성의 힘 에서 이어집니다

다양성에 대한 것들이 단순히 외부에 보여주기 위해서 한 번 지나가는 이벤트로 열리는 경우도 많은데 사내에서 여러가지 다양성과 관련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당연한 문화로 녹아내리는 것이 실제 업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단순한 미션이 아니라 제품에 녹아드는 철학이고, 업무를 하는 기본으로 연결되는 것이지요. 이런 문화는 곳곳에서, 또 아주 작은 곳에서도 다가옵니다.

“처음 입사를 결정하고 회사에 드레스 코드를 물어봤던 적이 있습니다. 옷차림은 ‘예절’로 분류되면서 기업들이 으레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는 부분인데 돌아온 답은 ‘없다’였습니다. 나중에 본사 직원들과 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회사의 철학이 모두를 위한 가치를 만드는 것이고 이를 아우르는 것이 다양성’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일과 사람에 집중하는 것이 ‘다양성’”

정성미 컨수머&디바이스 사업본부 부사장의 드레스 코드에 대한 이야기는 어쩌면 당연하고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그게 또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미 IT 기업이나 기업의 IT 부서들도 정장보다 이른바 실리콘밸리식의 편하고 실용적인 옷차림에 익숙하고, 옷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 변화가 업무 환경에도 묻어나는 것이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다양성이 업무에 끼치는 영향입니다.

“본사 법무팀 회의에 참석했는데, 1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어요. 휠체어를 밀고 들어오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었고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직원도 있었어요. 수화 통역사와 함께 들어온 직원이 활발하게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새롭게 느껴졌어요. 성별, 인종, 복장이 다 다양하고 그 안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분위기가 갖춰지면서 더 많은 이야기들이 치열하게 쏟아져 나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정교화 정책협력법무실 대표변호사

정교화 변호사의 이야기는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을 넘어 상대방의 ‘다름’과 ‘불편함’이 전혀 신경 쓸 거리가 아니라는 말로 풀이됩니다. “옷차림부터 성별까지 다양하고, 팀에 따라 여성이 더 많은 부서들도 있지만 이를 성에 대한 이슈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일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모였을 뿐인 것”라는 뒤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정성미 부사장도 문화와 업무의 연결 고리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미 다양성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력이 멈추지 않는 것 같아요. ‘사업 본부장으로서 직원들의 다양성을 더 많이 끌어내라’는 과제가 자주 떨어집니다. 더 많이 이야기를 하라는 것이지요.”

여전히 개인이 회사 업무 때문에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일이니까, 회사니까 개개인의 그 무엇인가를 내려놓는 게 당연한 사회적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생각을 깎아내고, 마음이 불편한 일들이 생기면서 업무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인사를 잘 드러내지 않는 게 ‘일 잘하는 직원’의 덕목처럼 비치는 사회적 분위기도 없지 않지요.

“일방적인 전달 중심의 회의를 하고 싶지는 않아요. 문화가 자유롭기도 하고요. 팀원들이 의논할 수 있는 상대가 되는 게 좋아요. 1대 1로 이야기할 때에도 업무 뿐 아니라 개개인의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업무 이야기가 연결되는 것이 훨씬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잘 나오기도 하고, 무엇보다 일을 즐겁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정성미 부사장은 결국 대화를 통해서 다름을 이해하고, 각자의 상황을 공감하는 것은 일을 더 즐겁게, 그리고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으로 연결된다고 말합니다. 각자의 성격과 장단점을 이해하는 것이 팀의 역할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꼭 개개인 사이에서만 따질 일은 아닙니다.

“전 직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을 결정하고 나서 한 임원에게 남성적인 이미지의 IT 영업 환경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이미지로 회사에 맞추어야 하나 했던 것이죠. 하지만 ‘회사가 다른 이미지를 원했다면 다른 사람을 뽑았을 것’이라는 답을 듣고 생각이 달라졌지요.”

                                                  정성미 마이크로소프트 컨수머&디바이스 사업본부 부사장

현재 그대로의 모습을 장점으로 받아들이고, 회사의 철학을 함께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회사와 개인의 만족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기준이 된 셈입니다. 남녀에 대한 갈등이 아니라 그 자체가 의미가 없는 이유도 업무에 맞는지만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말도 인상적입니다. 남자의 일, 여자의 일이 아니라 업무에 따른 개개인의 성격이 더 중요하고, 또 같은 감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야 하는 분위기가 업무 환경을 결정한다는 것이지요.

다양성의 가치, 소통과 즐거움으로 연결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애초 ‘여성 리더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다르게 담아내야 했나’라고 살짝 고민했던 게 무안할 정도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분위기는 다름에 대해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사람의 배경보다 능력과 조직 안에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인지 그 자체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조직에 속해 있는 동안 더 즐겁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리더의 역할이 강조되 있습니다. “회사도 직원을 선택하지만 능력있는 직원들이 회사를 믿고 일하는 것도 있다”는 정성미 부사장의 말이 흥미롭습니다.

“법원과 법률 회사에서 15년 넘게 일하다 보니 마이크로소프트는 꽤 부담스러운 도전이었어요. 특히 사내 변호사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지요. 개인적으로는 기존과 다른 산업군,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법을 접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회사에서 바랐던 것도 ‘사내 변호사’라는 경험보다 다양한 업무 경험과 새로운 기술에 호기심을 갖는 모습을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정교화 변호사는 회사가 스스로의 공부와 발전을 끊임없이 요구하기도 하지만 팀원들과 같이 성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환기시킨다고 말합니다. 이는 일에 대한 재미로 이어집니다. 단순히 웃고 편한 분위기의 재미가 아니라 스스로가 일, 회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보람에 가까운 것이지요.

“회사에서 뭔가 배우고 있고, 새로운 것을 다시 경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서 얼마나 큰 가치를 갖는다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와 전체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다 보니 일에 대해 애정이 생기고 즐거워지는 것 같아요.”

기업의 성장은 개개인의 성장을 통해서 이뤄지게 마련입니다. 이를 이끌어내는 것이 리더의 일이고 회사의 책무일 겁니다. 정성미 부사장의 리더십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그리고 어려워하는 부분일 겁니다. ‘함께 일한다’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내 장점을 어떻게 더 살려서 팀원들을 이끌어갈까 하는 것이 리더십을 둔 가장 큰 고민입니다. 팀원들의 장점을 더 잘 끌어내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도 그에 따라서 능력, 업무 중심의 상호 작용을 한다고 봅니다. 함께 일하는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네이버 포스트 [여성 리더에게 듣다] ②일과 사람에 집중한다는 것 <정성미 부사장, 정교화 변호사>

<이 이야기는 3부로 이어집니다.>

관련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