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리더에게 듣다] ④스스로를 일으켜주는 용기 <김현정 전무, 유선미 전무>

여성리더에게 듣다] ③행복한 일과 삶의 조화 에서 이어집니다

우리가 회사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일 그 자체에 대한 부분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일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과 상처도 한 몫을 할 겁니다. 그건 꼭 직장 상사나 동료, 또 업무로 마주치는 파트너들이 전부는 아닙니다. 스스로에게 너무 너그러운 것도 문제지만 우리는 한편으로 나 스스로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칭찬해주는 용기에 대해 너무 가볍게 넘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떻게 나 스스로를 정확히 바라보느냐에 대한 고민은 사실 우리 스스로가 평생을 거듭하는 숙제이기도 하지요.

‘셀프 모티베이션’, 그리고 ‘그로스 마인드셋’

“마이크로소프트의 문화 중에 ‘셀프 모티베이션(Self Motivation)’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실패했을 때 스스로를 독려해주는 것이에요. 힘들 때 내가 나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주어야 다시 일할 수 있어요. 스스로 잘 한 일에 대해 칭찬하고 힘들 때 도움받기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는 거에요. 쉽지 않기 때문에 주변에서 동료들이 무의식적으로라도 자신을 안아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해요.”

김현정 마이크로소프트 공공사업부 총괄 전무는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부모님에게 칭찬받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주듯이 사회에 나와서도 칭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은 정서적으로 ‘엄마’라는 경험을 갖고 있는 선배들이 잘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일 겁니다.

                                                                김현정 마이크로소프트 공공사업부 총괄 전무

김현정 전무는 자신을 보듬어주는 습관이 회사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거창한 자존감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해 잘 할 수 있다고 믿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회사에서도 물리적으로 이런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좀 더 자신있게 일할 수 있겠지요.

“그로스 마인드셋(Growth mindset)도 여기에 한 몫 합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문화가 있어요. 결과는 실패하더라도 배운 것이 있으면 ‘성공한 과정’으로 인정하고, 이를 다른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그런 과정이 업무에 용기를 주고, 더 확신을 갖고 자신감 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겁니다.”

유선미 마이크로소프트 HR 전무도 회사가 바라보는 ‘성과’라는 의미를 되짚었습니다. 당장 돈을 많이 벌어오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무리하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더 장기적으로 직원들이 업무 속에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그게 다시 조직의 자산으로 남을 수 있다면 개개인이 제어할 수 없는 업무의 결과만으로 성과를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김현정 전무는 ‘돌아보는 과정’의 시야를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마치 학교에서 그날 수업 내용을 복습하고, 틀린 문제를 되돌아 보는 것처럼 업무 과정도 되짚어 보라는 것이지요.

“일과 과정을 되돌아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당시에 미처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많은데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 화가 나는 경우가 많아요. 이건 사실 일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육아나 가족 관계도 마찬가지에요. 후회보다 그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면서 아쉬운 마음이 풀리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돌아본다는 이야기가 꼭 정답을 복기하라는 의미는 아닌 셈입니다. 당시에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했으면 더 좋았을 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으로 아쉬운 부분을 정확히 찾아서 보듬어주라는 것이지요. 후회하는 것과도 조금은 다른 느낌이지요.

“성공에 대한 가치, 목표가 중요”

“스스로의 결정을 감당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만하면 잘 했다’고 생각해도 되는 일은 생각보다 많아요. 심지어 승진을 해도 가족에게 알리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우리는 아직까지도 주변의 시선을 너무 많이 의식하고, 가족에게도 마음을 터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좋은 일도 그렇지만 일과 삶 속에서 겪는 딜레마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사람, 또 그걸 받아주는 사람이 필요해요”

너무 높은 목표나 욕심이 일을 그르치는 실수는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유선미 전무는 이런 답답한 상황들을 스스로,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데에서 리더십이 나온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보면 ‘개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를 잡으면서 서로에 대해 감성적으로 공감하는 과정은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요. 혼자인 것이 편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더 의존하는 것도 결국 어디에선가 정서적으로 교감이 채워지는 것에 대한 신호같기도 합니다.

                                                                               유선미 마이크로소프트 HR 전무

“경험한 것이 같다고 해서 상황을 풀어내는 방법까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정확한 답보다도 힘들고 답답한 부분을 말하고 나누는 과정이 더 아쉬워지는 듯 해요. 먼저 다가가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 마음의 문을 여는 노력이 필요해요.”

주변에서 먼저 다가가서 무슨 고민이 있는지 묻는 것은 꽤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직장 동료나 상사가 내 개인사에 관심을 갖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고 오지랖이라고 느끼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겁니다. 이는 남녀노소와 관계 없습니다. 경력을 쌓고 일을 더 잘 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서로를 보듬으려는 노력이 결국 오랫동안 건강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이 김현정 전무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많은 것을 포기하고 신경쓰면서 추구하는 ‘성공’이라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성공에 대한 답은 스스로가 알고 있어요. 내가 추구하는 가치, 재미있는 것,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돼요. 결국 그걸 만들어내는 것은 어떤 주변 환경을 택하느냐가 아니라 내 스스로 목표와 가치를 정하면 돼요. 새로운 윈도우가 출시될 때 공공, 금융 사이트에서 말썽 부리지 않도록 준비하고, 본사에 우리나라 시장 환경을 대변해서 이야기하는 것도 제 역할이었어요. 내가 그 결과들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이 뭔가 자긍심을 주는 게 있어요.”

김현정 전무는 스스로의 목표를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는 모두는 자기의 역할이 있고, 그게 큰 결정이 될 수도 있고, 남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결과와 과정의 의미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스스로입니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업무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그게 스스로의 역량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김현정 전무는 “결국 그런 자기 만족이 주는 에너지가 하루하루 모여 1년, 2년이 되고 지금까지 쌓여서 지금의 스스로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어려울 때 좌절하지 말고 기회를 찾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모르는 사이에도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고 어려운 문제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해요”

유선미 전무도 거창한 목표보다 가까운 곳에서도 일과 삶의 의미와 목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승진이나 연봉 같은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건강하고 즐거운 삶에 대한 목표는 결국 스스로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세상은, 또 회사는 모두 다른 사람들이 모여 다양성으로 어우러지는 과정입니다. 비빔밥처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듯 각자의 존재와 성격, 색깔에 대해서 서로를 인정하고, 스스로에 대해 드러내면서 자신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로 이야기는 마무리됐습니다. 남을 이해하고,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것만큼 자신을 응원하고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셀프 리더십의 가치를 돌아볼 시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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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5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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