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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진단하고 로봇 팔이 수술하는 미래 병원 꿈꾼다”

로봇 수술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의사가 조종하는 로봇 팔이 정교하게 수술을 집도하는 것은 아직 낯설고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러한 로봇수술 장면을 전세계 저명한 의사들이 24시간 동안 릴레이로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공유하는 행사가 있다고 합니다. ‘WRSE24′(wrse24.org)’는 24시간 라이브 로봇 수술 행사로 올해로 벌써 3회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말에 있었던 제 3회 WRSE24에는 4개 대륙에서 총 15개 병원이 참여했습니다. 전세계 의사들, 관련 전문가,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등이 생방송을 통해 실제 의사가 수술방에서 보는 화면과 똑같은 수술장면을 집안에서 보면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최신의 의학기술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인 것이지요. 수술 장면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Microsoft Azure)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송출되었습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미디어 서비스(AMS: Azure Media Service)로 방송 품질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어느 디바이스나 제공이 가가능한 서비스입니다. 라이브 방송 도중에는 기업용 SNS인 야머(Yammer)에서 서로간 질문을 주고 받으며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3회 연속 이 24시간 라이브 수술 이벤트에 참여한 의사 선생님이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나군호 교수는 국내 의료진으로서는 유일하게 참여해 로봇 전립선 절제술을 선보였습니다. 나교수는 로봇 수술에 있어 국내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입니다. 로봇 수술은 환자 몸 안에 로봇 팔과 손을 집어넣은 뒤 몸 밖에서 이를 조종해 수술하는 첨단 기법을 말합니다. 로봇을 이용한 암 수술의 경우 실제보다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입체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인간의 손보다 더 작고 정밀한 로봇 팔을 이용하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수술이 가능합니다. 특히 골반 속 좁은 공간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전립선 수술에서 더욱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도 기존 수술에 비해 절개 부위가 작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월등히 적고 수술 후 회복이 매우 빠르므로 일상 생활뿐 아니라 사회활동 복귀 시기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수술에서 불가피 했던 혈관이나 신경의 손상을 최대한 줄일 수 있습니다.

나군호 교수는 이번 라이브 로봇 수술 참여에 대해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와 미국 뉴욕 MT. 시나이병원, LA USC 켁 메디컬센터, 영국 런던 가이스병원 등 최고 기관에서 선발된 세계적인 대가들이 참여한 이번 행사에 3회째 참여하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2002년 미국 존스 홉킨스(Johns Hopkins)병원에서 로봇 수술 과정을 마친 후, 3년 뒤 국내 최초로 세브란스병원에 로봇수술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지금까지 2,300회 수술 집도는 물론 외국에서 시작된 전립선암, 신장암 수술에서 국제적인 새 표준을 제시한 점이 외국 전문가들과 동료 의사들로부터 높은 평판을 받았다고 생각됩니다.

불과 15년이 안되는 세월 동안 해외에서 기술을 배워오던 과거를 넘어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의사들에게 저의 수술방법을 보여주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큰 영광입니다. 현재까지 25명의 외국인 제자를 우리나라에서 육성하고, 해외 10여개국에서 60회 이상 수술 시연을 한 것도 참 보람된 일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국내 의사 선생님들이 다양한 로봇 수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 세계를 선도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미래에는 로봇,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이 의료 분야에도 많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영역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을까요? 나군호 교수는 이에 대해 긍정적인 진단을 내렸습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인공지능 로봇이 상당부분 외과 의사가 하는 작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로봇이 수술 분야에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은 자명하며 수많은 의사들의 수술 행동 입력, 분석 등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획기적인 수술 방법이 개발되고,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로봇 등 미래 의료 과학 기술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인간의 삶을 도와줄 수 있는 시대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