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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피스 게임 체인저, 첼리스트 임이환

아티스트,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기다

2019년 말, 수 년간의 미국 유학을 마친 임이환(Lisa Yihwan Lim)은 커다란 계획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발렌시아 버클리 음대에서 첼로 연주가로 석사 학위를 받고 막 졸업한 그녀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연주 스타일과 클래식 악기의 신선한 사운드로 고국에서 새로운 청중을 사로잡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저는 ‘마침내 빅바이올린 플레이어(Big Violin Player)가 되어 돌아왔어!’라고 생각했고, 2020년 초에 콘서트를 열고 모든 것을 시작할 계획이었습니다.” 임이환은 ‘빅바이올린 플레이어’라는 자신의 음악적 별칭을 언급하며 말했다.

그러나 이내 코로나바이러스가 한국을 강타했고, 계획된 모든 쇼와 행사는 취소되고 말았다.

…팬데믹이 내가 음악을 만드는 것을 가로막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내게는 기술이라는 해결책이 있었으니까요.

엄청난 차질이 빚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혁신적인 예술가는 이내 실망을 이겨내고 다른 무언가를 해낼 기회를 궁리했다.

“팬데믹은 나 자신에게 ‘음악가라면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습니다. 나는 팬데믹이 내가 음악을 만드는 것을 가로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결심했습니다. 내게는 기술이라는 해결책이 있었으니까요.”

라이브 공연을 하거나 다른 음악가들과 물리적으로 함께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와 팀즈를 통해 한국을 넘어 전세계 청중을 대상으로 온라인 무대를 만들었다.

그녀는 발렌시아 버클리 음대에서 함께 공부했던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를 시작했다. 사실 그들 중 대부분은 그녀와 마찬가지로 고국으로 돌아가 팬데믹 기간 동안 창의력을 발휘하는 방법에 대한 똑같은 고민을 하던 참이었다.

“6~7개월 동안 저는 미국, 스페인, 이란, 터키 등 전 세계의 세션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나만의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임이환은 말했다.

그녀는 즉흥적인 잼 세션 대신, 마치 음악의 포트럭 파티처럼 각 참가자들이 미리 무언가를 준비한 다음 모임에서 그것을 제공하는 것이 다른 음악가와 원격으로 교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저의 일반적인 온라인 공동 작업 방식은 하나의 트랙, 아마도 베이스라인을 만든 후에,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저는 또한 그걸 악보로 옮긴 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미리 나눠주고 추가할 요소가 있는지 살펴보게 합니다.”

6~7개월 동안 저는 미국, 스페인, 이란, 터키 등 전 세계의 세션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나만의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임이환은 서울의 인디 음악 중심지인 홍대 지역에서 6층 워크업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그곳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조명을 낮춘 채,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노트북을 켜서 캘리포니아의 한 클래식 기타리스트와 화상 통화를 하고 있었다.

짧은 대화 끝에, 두 뮤지션은 즉흥 멜로디를 시작했고, 임이환은 상대 기타리스트의 피킹에 부드럽고 따뜻한 선율을 더했다.

두어 곡의 연주를 함께 한 후, 두 사람은 몇 분간 서로의 친구들에 대한 안부를 주고받은 후에 화상 통화를 마쳤다.

임이환은 5살 때 클래식 훈련을 받으며 첼로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같은 악보를 반복해서 연주하며 기술을 익히는 데 셀 수 없이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악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고, 첼로를 사용해 다른 장르를 연주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이러한 전문적인 기반을 다진 후에, 임이환은 예술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자유롭게 추구했다. 그녀는 어떤 음악이 자신에게 가장 큰 공명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자신이 어떤 음악을 만들고 싶은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전통적인 첼로와 관련된 것보다는 현대적인 사운드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악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고, 첼로를 사용해 다른 장르를 연주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저는 첼로가 매우 멋지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금세 배웠습니다. 첼로를 사용하여 다양한 음악을 만들 수 있어요. 첼로는 매우 아름다운 음악도, 매우 신나는 음악도 연주할 수 있습니다. 베이스나 바이올린 피치로도 연주할 수도 있어요. 스펙트럼이 아주 넓죠.”

그녀가 만들어 내는 기법 중, 그녀는 활을 이용하여 로맨스 영화의 사운드트랙에 어울리는 애절한 클래식 사운드를 만든다.

그런 다음 그녀는 활을 사용하여 짧은 스트로크를 하고 힙합 느낌의 펑키한 스타카토 리듬을 만들어 분위기를 전환한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녀는 활을 치우고 손가락을 사용해 현을 퉁기며 베이스같은 묵직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

… 첼로도 멋질 수 있습니다. 첼로를 사용해서 다양한 음악을 만들 수 있어요. 첼로는 아주 아름다운 음악도, 아주 신나는 음악도 연주할 수 있습니다.

전통 의식이 강한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일부 순수주의자들은 임이환의 혁신적인 첼로 사용에 반발을 표한다.

“첼로는 클래식 악기이기 때문에 펑키한 소리가 아니라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데만 사용해야 한다는 엄격한 생각을 갖고서 내게 왜 이런 스타일로 연주하는지 묻는 일부 클래식 연주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의 사람들은 이런 연주 스타일이 정말 흥미롭고 멋지다고 생각해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임이환은 이제 팬데믹을 자신의 음악적 여정 사이의 간주곡이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외부 활동을 중단한 지난 1년의 시간은 그녀가 함께 나누기를 고대하는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말했다. “저처럼 많은 뮤지션들이 지난 1년간 방 안에서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발표할 음악도, 해야 할 새로운 작업도 너무나 많아지겠죠.”

사진 Jean Chung